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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꿀팁

만6세 가와사키병(Kawaski Disease.)/ 캐나다에서 911타고 응급실 / 죽다 살아난 우리 딸ㅠ

by onaboha 2025. 4. 4.

해외에 오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녀의 질병이었어요.

한국에서 100일 지나고, 열이 38도 이상으로 올라 입원한 적이 있고,

폐렴, 독감으로 한번씩 또 입원한 적이 있어서 입원에 대한 내공은 있었지만,

이번 질병은 참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가와사키병…하아,,, 무서웠어요.

3월 12일 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38도 대로 시작했어요.

목 쪽에 림프절이 부어오르길래, 저번처럼 피곤하고 편도가 부어 임파선염이나 그런 거겠지 싶었어요.

일단은 해열제 두 종류 준비하고, 체온계두고 열체크 시작!!!

보초 중에 젤 싫은 보초가 열 보 초…ㅠㅠ

 
 

목요일에 열이 39-40도로 밤새 오르길래 이건 좀 이상하다 싶어서,

Walk-In 병원에 가기로 했어요.

열이 왜 날까 우리 아가…ㅠㅠ

병원에서 림프절이 꽤 부어오른 것도 확인하시고,

목, 귀, 코 다 보고 하시더니 항생제 처방해 주셨어요.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항생제 먹고 24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열이 있던 아이도 항생제 효과 보면 떨어진다고 해서 목요일 점심부터 먹었으니 금요일은 떨어지겠지?

항생제 효과가 나타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 목은 점점 더 뻣뻣해져서 못 움직이고,

열은 교차복용해야 겨우 조금 내려가 38도…

다운타운에 있는 Sick-Kids 병원 응급실(ER)로 가야 하나 싶었는데,

일단 항생제 먹은 지 얼마 안 지났다 싶어서 토요일 아침에 가자 하고 잤어요..

그런데, 토요일 새벽…

3:00시에 코피가 나는 것 아니겠어요? 고열에 그럴 수 있지…

지혈하고, 재우려는데 꽤 많은 코피가 났었고, 뒤로 넘어가기도 했었나 봐요.

5:00시에 복통을 호소하더니 토를… 그런데 갈색토…

위액? 담즙? 쓸개즙? 뭐야? 갈색 덩어리가 왜 나오는 거야…싶어서 바로 911 불렀어요.

무슨 생각할 틈 없이 그냥 911 불러서 노티 해드렸어요.

사실, 의학용어도 많고, 영어로 해야 하니 폰 메모장에 모든 열과 투약기록을 적어두었어요.

명확한 걸 좋아하는 파워 J엄마의 위력…

911 팀이 왔고, 라온이를 보더니 이건 코피가 넘어가서 그걸 토한 거라고…

아이가 앉아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나 봐요?;;; 피 토하고, 의식 잃지 않는 이상… 뭐 괜찮은 걸로 간주?

하는 것 같은데, 아니요 아니요. 우리 딸 림프절도 부었고, 코피도 나고, 나는 염증이 있는지 피는 깨끗한지 걱정되고,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무섭다고 했더니, 그럼 근처 병원 응급실을 가자 하고, 침대에 태워서 가기로 했어요.

(침대에 태워서 가는 거랑, 두 발로 걸어가는 거랑 비용차이도 난대요!!! 무조건 타세요!!! 그리고 진짜 힘들었어요. 저희 딸 힘없는 거 처음 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 짠해라…ㅠㅠ이 새벽에 무슨 일인지…ㅠㅠ

한국에서도 안 타본 911 엠뷸런스를 타고, NorthYork General Hospital(노스욕 병원)으로 갔어요.

바늘 꽂는 거 너무 싫어하는데, 그래도 꽂아야지 어쩌나…ㅠㅠ

한국 간호사님들 한방에 딱딱 꽂는데, 한번 실수하고, 다시 꽂아서 심기가 매우 불편한 어린이…

병원 와서 피검사하고, 해열제 먹고, 링거 맞으니 좀 살아났어요.

여기서는 목 아픈 아이들을 위해 팝시클 아이스크림도 주고,

응급실에 냉장고가 있어서 샌디치와 마실 것들이 구비되어 있어요.

와우! 엄청 신기한 점이었어요.

새벽 5-6시에 들어와서 베드에서 관찰 중

 
 
 
 

그런데, 옷을 잘 입히고, 이곳저곳 살피는데

아이혀와 입술도 조금씩 더 빨개지고, 몸에 Rash, 붉은 반점이 올라온 게 아니겠어요?

임파선염인 줄만 알았는데, 이건 점점 가와사키 아닌가 싶었어요.

사실, 열이 종종 났던 터라 가와사키 병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증상을 보고 점점 의심이 확신이 되어갔어요.

 
 
 
 
 

가와사키 병의 증상들이 여러 개 있는데, 9개의 증상 중 저희 딸은

1. 4일째 고열 (판단기준 5일 이상 고열)

2. 목에 림프절 부어오름

3. 손 빨갛게 부어오름

4. 발 빨갛게 부어오름

5. Rash and 가려움

6. 짜증 (진짜 제대로…ㅎ)

7. 딸기혀

8. 열이 오르면 눈도 살짝살짝 충혈

(BCG접종 빼고는 전부 다 아니겠어요?)

제가 의사분들 오셨을 때, 이거 가와사키 아니냐고, 아시아 소아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했더니 병원에서도 그거 포함해서 의심 중이라고, 입원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오후 5시에 입원결정이 났어요.

 

아이고 짠해라..ㅠ

 
 
 

병실로 가는 딸…ㅠㅠㅠㅠ

그래 어쩌면 이것이 더 좋다.

집에 갔다가 다시 오는 것보다, 여기서 지켜보고 라인 잡은 거 유지하는 게 좋다며…

입원했어요. 점점 입술이 따갑고, 딸기혀가 되니 입맛도 넘 안 좋아졌어요.

주말이라 주말 담당 의사가 왔길래, 증상 적은 노트를 보여주며 이거 가와사키 아니냐고, 치료 언제 가능할까 묻고, 또 물었지요. 사실 의료진은 너무 훌륭했고, 친절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힘들어서 늘어지는 걸 보면 어느 엄마가 걱정을 안 하겠어요?ㅠㅠ

날씨는 또 봄이네?? ㅠㅠ

 
 

바나나도 맵다?(따가운 것 같아요), 밥도 아프다. 점점 먹는 양도 줄고ㅠㅠ 그 좋아하던 치즈며 요구르트며 다 못 먹고, 겨우 우유 마시고, 일요일 밤이 되어서야 5일째 고열에 증상들을 바탕으로 가와사키 진단을 받고, 치료하기로 결정 났어요.

(식키즈로 이원해 야하나 고민도 하고, 한국에 있는 소아과 의사 삼촌에게 자문도 구하고, 별 걸 다 하고 의사 만나서 의견도 나누었는데, 다행히 이런저런 소견과 아이의 증상을 바탕으로 빠르게 치료결정을 해 준 것 같아요.)

왜 서둘렀나 하면, 가와사키 병의 후유증이 관상동맥과 관련되고, 심장질병과 관련되기 때문이에요.

10일 전에 치료하면 괜찮은데, 10일 지나면 심장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저는 10일이 뭐야, 5일도 너무 걱정되고 길었기에 (해열제로 배체우는 것 같아서 간 손상도 걱정…)

서두를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이렇게 해야 더 움직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애니웨이~

그날 저녁 치료를 위해 바이탈 체크 기계도 달고,

주사 기계도 달고, 달고 달고~~~

 
 

눈도 충혈, 딸기혀, 얼굴까지 올라온 붉은 반점과 목뒤 림프절 부음, 손발 부어오름.

너무나도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는 질병의 증상들.

 충혈과 딸기혀
 
 

목뒤 림프절 부어오름, 붉은 반점 얼굴까지...

 
 

손발 부어오르고 빨개짐...

가와사키병은 항생제 말고, IMMUOGLOBULIN이라는 면역주사 (IVIG) 치료를 받아야 해요.

이것은 타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항체로,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치료가 시작돼요.

 
 

요런 수액병이고, 들어가는 동안 15분마다 체크, 30분마다 체크하면서

간호사가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바이탈을 봐야 하더라고요.

 
이뮤노글로블린 / 가와사키병 치료제

 

 
 

진짜 고생한, Sandra ㅜㅜ 나 우럭ㅠㅠ

너무 고맙고 고마운 간호사! 생명의 은인이랍니다.

밤새 지켜보며 우리 딸 살려내신 영웅!!!

라온이도 못 자고 저도 못 잤지만, 간호사님이 젤 못 잤지요.

너무 감사했어요!

 
 

내 침대도 멋지게 펼쳐주고, 진짜 너무 착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치료받고 다음 날 오후 되니 늦잠 자고 살아난 우리 딸…

정말 약물 치료가 이렇게나 효과가 있다고? 놀라울 만큼 회복이 되어가는 딸…

아침에 달고 있던 바이탈은 시간 지나고 떼기로 했고,

면역 주사 맞은 후 24시간은 열과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지켜봐야 합니다.

 
 

아스피린도 맞아야 하고, 24시간 지켜보기 시작!

그녀는 드디어 일어났어요. 라인만 살려두고, 링거 다 빼고, 기계도 끄니 이제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왼손으로 그림도 그리고!^^

먹는 것도 조금씩 회복되었어요.

그리고 화요일 점심 후 퇴원결정!!!

너무 기특하고, 고마운 딸…

고생했다.

엄마도 홀쭉, 딸도 홀쭉…

응급실 오고 입원 기간 동안 함께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고,

내일처럼 걱정하고, 힘을 나누어 준 분들 한 분 한 분 너무 고맙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싶을 만큼

참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드디어 캐내디언이 된 것만 같은 기분도 들면서…

 
 

라온이의 친구에게 퇴원 축하 선물도 받고,

드디어 집에 와서 꿀잠을 내리 잤어요.

치료 후 손발이 벗겨질 수도 있다고 쓰여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손의 허물이 벗겨져요. 도마뱀처럼…

아프진 않고, 그냥 하얗게 되면서 쓱 벗겨져요.

입술과 딸기혀는 천천히 낫고 있고,

코 안의 점막도 진물이 났었는데 점점 괜찮아지고 있어요.

타지에서 딸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그동안 참 많은 애를 썼나 봐요.

우리 딸 이제 아프지 말고, 면역 키워서 건강하자!!!

모든 아이들 아프지 말자고요^0^

가와사키병!!! 치료가능한 병이니, 아빠 엄마들도 힘내고요!!!

캐나다는 OHIP으로 이 모든 걸 커버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건강한 나날들 보내길~!!!

제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동시 발행한 포스팅입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jeasder/223809858308